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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가는 길 (주말)

사연과신청곡

[ 중년이 쓸쓸해질 때 ]

2011.12.30
작성자박동철
조회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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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 쓸쓸해질 때
詩 / 이채

산다는 건 이렇게 낙엽 한 잎으로 남는 것이더냐
그 많은 씨앗은 어느 밭에 뿌리고
그 많은 나뭇잎은 다 어디로 사라지고
바람 불면 날아갈 얇은 가슴 한 장으로 남는 것이더냐

중년의 문턱에 들어서면
봄에도 가을이 서고
쓸쓸한 가을에 낙엽 지는 소리 들리네
찬바람 불고 눈이 내린다

달빛도 추운 그 밤을 위하여
사랑 하나 마련하지 못한
인생이란 처음부터 빈 가방인 것을
무엇을 담으려고 그토록 힘겹게 걸어왔더냐

언젠가 내 영혼에도 하얗게 눈이 덮이겠지
누가 안개꽃 안고
내 무덤 앞에서 바람처럼 손잡아 줄까

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은
얼마나 짧은 가벼움인가. 아니 긴 무거움
가끔은 홀로 울어야 함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