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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있는 곳에 (강원)

사연과신청곡

명절에 있을법한 일

2014.01.29
작성자박윤복
조회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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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 쫄쫄 굶은 조상 귀신들이 모여

서로 신세를 한탄했다.





씩씩거리며 한 조상귀신이 말했다.



“설날 제사 음식 먹으러 후손 집에 가보니,

아, 글쎄 이 녀석들이 교통체증 때문에

처갓집에 갈 때 차 막힌다고,

새벽에 벌써 지들끼리 편한 시간에

차례를 지내버렸지 뭔가?

가보니 설거지도 끝나고 다 가버리고 없었어,”





두 번째 분통터진 조상귀신이 말했다.

“자넨 그래도 나은 편이여,

나는 후손 집에 가보니 집이 텅 비었더라구.

알고 보니 해외여행 가서



거기서 제사를 지냈다는 거야.

거길 내가 어떻게 알고 찾아가누?”





아까부터 찡그리고 앉은 다른 조상귀신,

"상은 잘 받았는데

택배로 온 음식이 죄다 상해서

그냥 물만 한 그릇 먹고 왔어."





뿔난 또 다른 귀신,

"나쁜 놈들!

호텔에서 지낸다기에 거기까지 따라 갔더니,

전부 프라스틱 음식으로 차려서



이빨만 다치고 왔네."







열받은 다른 조상귀신이 힘없이 말했다.

“난 말야. 아예 후손 집에 가지도 않았어.

후손들이 인터넷인가 뭔가로 제사를 지낸다고 해서,

나도 힘들게 후손 집에 갈 필요없이

편하게 근처 PC방으로 갔었지.”





“그래, 인터넷으로라도 차례상을 받았나?”

“먼저 카페에 회원가입을 해야된다잖아.

귀신이 어떻게 회원가입을 하노?

귀신이라고 가입을 시켜 줘야지!



에이망할 놈들!”